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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출이 멈춘 시간에도, 나는 오늘 할 일을 한다

  쿠팡에서 온라인으로 커피원두를 판매하고 있다.
  로켓그로스로 운영하고 있지만 매출은 좀처럼 늘지 않고, 고객들의 반응도 조용하다. 광고비는 매일 3만원씩 나가는데, 그 돈
  이 어디로 흘러가는지 모를 만큼 주문은 잠잠하다. 하루가 지나고, 또 하루가 지나도 눈에 띄는 변화가 없으면 사람 마음은 생
  각보다 훨씬 빨리 지쳐버린다.

  처음에는 상품을 다시 보고, 상세페이지를 고쳐보고, 광고를 손봐야겠다고 생각했다.
  그런데 시간이 조금 더 지나면 문제는 숫자가 아니라 마음이 된다.
  매출이 나오지 않는 날이 길어질수록, 나는 상품보다 나 자신을 먼저 의심하게 된다. 내가 너무 쉽게 시작한 건 아닐까. 이 길
  이 원래 내 길이 아닌 건 아닐까. 버티는 게 맞는 건지, 접는 게 맞는 건지, 조용한 화면 앞에서 그런 생각만 길어졌다.

  중간에는 청주보살님에게서 연락이 왔다.
  사주상 나는 공장을 하면 안 된다는 말을 들었다.
  그 말을 듣는 순간, 괜히 마음이 철렁 내려앉았다. 원래 같으면 그냥 넘겼을 말도, 일이 뜻대로 풀리지 않을 때는 이상하게 오
  래 남는다. 현실이 버거우니, 그런 말조차 마치 답처럼 들릴 때가 있다. 흔들리던 마음이 그 말 앞에서 또 한 번 크게 흔들렸
  다.

  어제는 엄마에게 전화도 왔다.
  사주에 공장하면 안 되는 거 왜 하냐고, 왜 굳이 그런 걸 하려고 하냐고 계속 나를 나무랐다.
  안 그래도 마음이 약해져 있던 터라 그 말이 더 아프게 들어왔다. 가까운 사람의 말은 멀리서 듣는 이야기보다 훨씬 깊게 박힌
  다. 걱정해서 하는 말이라는 걸 알면서도, 그 순간만큼은 위로보다 꾸중으로 느껴졌다. 내가 하고 있는 일도, 내가 버티고 있
  는 시간도, 내가 내린 선택도 전부 부정당하는 것 같았다.

  그래서 더 오래 생각하게 됐다.
  정말 내가 틀린 길 위에 서 있는 건지.
  지금 힘든 이유가 단순히 과정의 문제인지, 아니면 시작 자체가 잘못된 건지.

  그런데 결국 다시 현실로 돌아오게 된다.
  내 삶을 바꾸는 건 누군가의 말 한마디가 아니라, 내가 오늘 다시 들여다보는 상품과 숫자들일 것이다. 고객이 왜 반응하지 않
  는지, 가격은 맞는지, 상세페이지는 설득력이 있는지, 원두의 강점이 제대로 보이는지, 광고비는 어디에서 새고 있는지. 내 앞
  에 놓인 문제들은 막연하지 않고 아주 구체적이다. 그래서 더 어렵지만, 그래서 결국 내가 손댈 수 있는 것도 그 현실뿐이다.

  나는 무조건 잘될 거라고 말하고 싶지 않다.
  지금 내게는 그런 낙관이 오히려 공허하게 느껴진다.
  대신 이렇게는 말하고 싶다. 쉽게 무너지지는 않겠다고. 불안하다고 해서 감정적으로 광고비를 더 태우지도 않고, 누군가의 말
  이 무섭다고 해서 곧바로 모든 걸 접지도 않겠다고. 오늘 봐야 할 것을 보고, 고쳐야 할 것을 고치고, 견딜 수 있는 만큼은 견
  뎌보겠다고.

  사업은 잘되는 날보다 잘되지 않는 날이 더 많은 일인지도 모른다.
  그리고 어쩌면 진짜 마음은, 바로 그런 날들 속에서 드러나는지도 모른다.
  나는 아직도 자주 흔들리고, 자주 작아진다. 그래도 완전히 손을 놓지는 않으려고 한다. 근거 없는 희망 대신, 조용한 의지로.
  큰 확신 대신, 오늘 해야 할 일을 하는 마음으로.

  매출이 멈춘 시간에도
  나는 오늘 할 일을 한다.
  지금 내가 붙잡아야 하는 건 잘될 거라는 말이 아니라, 쉽게 포기하지 않겠다는 마음 하나인지도 모르겠다.